about artist < 김창열 Kim Tschang-Yeu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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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열 Kim Tschang-Yeul  물방울에 담긴 존재의 철학

  • 이름: 김창열 (金昌烈, Kim Tschang-Yeul)

  • 출생: 1929년 평안남도 마안

  • 사망: 2021년 제주

  • 학력: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중퇴

  • 활동지: 서울, 뉴욕, 파리 등

  • 소속: 국립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 요코하마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작품 소장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김창열은 **‘물방울 화가’**라는 수식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물방울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가 아니라, 고통과 치유, 사유와 존재의 깊이를 담아낸 예술적 수행의 결정체입니다.


물방울을 그리게 된 이야기

“지우고 싶은 마음이 물방울이 되었다”

1970년대 초, 김창열은 뉴욕을 떠나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하며 예술적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깊은 번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당시 그는 한국전쟁을 겪은 트라우마,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 예술에 대한 불안 속에서 정신적 불면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물 위에 번지는 잉크를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씻어내고 싶다. 지우고 싶다.”

그 순간, 물방울이 그의 작업 속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실험적으로 그리기 시작했지만, 점차 그것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자신을 정화하는 상징이자 삶의 고통을 견디게 해주는 수행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는 이후 평생을 걸쳐 물방울만을 그렸고, 이는 자기 치유이자 명상, 그리고 무위(無爲)의 철학을 시각화한 작업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예술 세계

1. 물방울의 미학

김창열의 물방울은 실재하지 않지만, 마치 유리알처럼 생생하게 화면 위에 맺혀 있습니다. 물리적 질감과 빛의 반사를 완벽하게 구현해낸 이 환영은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를 탐구하는 장치입니다.

2. 반복과 침묵

그는 반복적으로 물방울을 그리고 또 그렸습니다. 이를 두고 “그리는 행위 자체가 나를 가라앉히는 수행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그에게 회화는 표현이 아니라 자기와 마주하는 과정이었습니다.

3. 한자와 물방울

작품의 바탕에 등장하는 고문자나 한자 텍스트 위로 물방울이 얹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마치 글자를 지우는 듯하면서도, 시간과 기억, 언어 위에 다시 존재를 새기는 행위로 읽힙니다.


대표 작품과 전시

  • 〈회귀〉 시리즈: 물방울 회화의 대표작. ‘되돌아감’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으며, 존재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

  • 김창열미술관 (제주, 2016 개관): 그의 생애와 작업 세계를 통째로 만날 수 있는 공간.

  •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외, 프랑스 퐁피두센터, 일본 요코하마미술관 등에서도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김창열미술관 (Jeju)

제주 저지리의 자연 한가운데 위치한 이 미술관은 김창열의 세계관을 공간적으로 확장한 장소입니다.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물방울 회화가 가진 고요한 힘과 명상적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술적 의미

김창열의 물방울은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그는 그림을 통해 삶의 고통을 정화하고, 존재를 받아들이며, 모든 것을 비워내는 여정을 시각화했습니다.

“나는 사라지기를 원했고, 나를 지우고 싶었다.
그러나 물방울은 나를 다시 그 자리로 데려다 놓았다.” – 김창열


마무리하며

김창열의 예술은 물방울이라는 단 하나의 형태를 통해 인간 존재의 깊이를 묻습니다.
그의 그림 앞에서는 누구나 조용히 멈춰서게 됩니다.
그 맑고 투명한 물방울 속에, 어쩌면 우리 각자의 고요한 진실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 참고 소식 : 2025년 8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김창열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물방울을 통해 남긴 그의 예술 세계를 다시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Kim Tschang-Yeul

The Philosophy of Being Contained in a Drop of Water


Artist Profile

  • Name: Kim Tschang-Yeul (金昌烈)

  • Born: 1929, Ma'an, South Pyongan Province

  • Died: 2021, Jeju Island

  • Education: Dropped out of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Fine Arts

  • Based in: Seoul, New York, Paris

  • Collections: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Centre Pompidou (France), Yokohama Museum of Art (Japan), among others

Kim Tschang-Yeul is one of the most prominent figures in modern Korean art, widely known as the “Water Drop Painter.”
Yet, his signature water drops are not mere visual effects—they are the culmination of artistic practice embodying pain, healing, contemplation, and the essence of existence.


The Story Behind the Water Drops

“The desire to erase became a drop of water.”

In the early 1970s, Kim moved from New York to Paris, where he fell into a period of deep artistic and existential introspection.
Haunted by the trauma of the Korean War, the loneliness of exile, and artistic uncertainty, he suffered from insomnia and emotional turmoil.

One day, while watching ink spread on the surface of water, a thought struck him:
“I want to wash everything away. I want to erase it all.”

From that moment, water drops began to appear in his work.
What started as an experimental motif gradually evolved into a symbolic act of self-purification and a tool for enduring life's suffering.

For the rest of his life, Kim devoted himself to painting water drops, transforming them into meditative visualizations of healing and the philosophy of mu wei (non-action).


Artistic World

1. The Aesthetics of Water Drops

Though they don’t physically exist, Kim’s water drops appear vividly on the canvas like crystal beads.
With their realistic textures and perfect reflections of light, they become instruments for exploring the boundary between being and non-being, illusion and reality.

2. Repetition and Silence

He painted water drops over and over again.
“The act of painting itself was a form of meditation that calmed me,” he said.
For Kim, painting wasn’t about expression—it was a process of confronting himself in silence.

3. Chinese Characters and Water Drops

Many of his works feature ancient Chinese characters as backgrounds, over which water drops are placed.
This creates a paradoxical effect—as if erasing the characters, while simultaneously re-inscribing memory, time, and language with a new presence.


Major Works and Exhibitions

  • "Recurrence" series
    A hallmark of his water drop paintings, this series reflects the theme of "returning," posing philosophical questions about the essence of existence.

  • Kim Tschang-Yeul Art Museum (Jeju, opened 2016)
    A dedicated space to experience the full scope of Kim’s life and work.

  • Collections
    In addition to Korea’s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his works are held in major institutions such as Centre Pompidou (France) and Yokohama Museum of Art (Japan).


Kim Tschang-Yeul Art Museum (Jeju)

Nestled in the natural landscape of Jeoji-ri, Jeju, this museum spatially extends Kim’s worldview.
Visitors can experience the quiet power and meditative energy of his water drop paintings in harmony with the surrounding nature.


Artistic Significance

Kim’s water drops encourage viewers to turn inward.
Through his paintings, he visualized a journey of purification, acceptance of being, and the act of letting go.

“I wanted to disappear. I wanted to erase myself.
But the water drops brought me back to where I was.” — Kim Tschang-Yeul


In Closing

Kim Tschang-Yeul’s art asks profound questions about human existence through the singular motif of a water drop.
In front of his paintings, one cannot help but pause.
Within the clear and transparent droplets, we may each find a quiet truth of our own.


Upcoming Exhibition

In August 2025,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MMCA) will host a major solo exhibition of Kim Tschang-Yeul.
This will be a valuable opportunity to revisit and delve deeper into the artistic world he left behind—through the lens of water dr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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